1623 인조반정이 일어난다. 역적으로 몰린 최평량은 아들 남이와 딸 자인을 지기인 김무선에게 도피시킨 후 무참히 살해된다. 13년뒤 김무선의 아들 서군과 자인이 혼례하는 날, 병자호란이 발발한다. 김무선은 청나라군인들에 맞서 싸우다 무참히 살해되고 서군과 자인은 포로로 끌려간다. 남이는 자인을 구하는 과정에서 청나라왕자 도르곤을 불태워 죽인다. 남이에 의해 도르곤과 청나라장수들이 목숨을 잃자 분노한 청나라맹장 쥬신타는 남이를 뒤쫓는다. 남이는 쥬신타가 쏜 활에 맞아 치명상을 입지만 결국 쥬신타를 죽인 후 생을 마감한다.
최평량은 <외교를모르는자들이임금을옹립하니반드시전쟁이날것>·<백성의안위가바람앞의등불>이라는 말을 유언으로 남긴다. 1636 청나라군사들은 폭풍처럼 휩쓸고 들어와 마을을 파괴하고 사람들을 올가미로 낚아채 질질 끌고 갔으며 저항하는 사람들은 칼로 베었다. 사람들을 포로로 삼아 새끼로 굴비를 엮듯이 사람들을 엮어 국경을 넘었으니, 역사는 이렇게 끌려간 사람들이 최소50만명은 된다고 기록하고있다. 여성들은 노리개로, 남성들은 청나라병사들의 과녁으로 처참히 전락한다. 망국노의 처지는 상갓집 개만도 못하다. 이는 386년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지키기 위해 무기를 든다. 신궁 남이는 자인을 구하기 위해 활을 든다. 방향을 예측할수 없는 곡사와 시속 300km/h의 애깃살로 가볍게 청나라장수들을 처단한다. 남이는 <나의활은죽이는것이목적이아니다>라고 말한다. 지키는것이 목적인 무기다. 쥬신타는 압도적크기의 강궁 육량시를 이용해 남이에 맞선다. 죽음을 불사한 의지에 신출귀몰한 활솜씨가 결합되니 쥬신타조차 남이를 꺾지못한다. 남이에게 있어 반드시 지켜야할 존재인 자인은, 실존했던 의병들에게 있어 민중이자 민족이다. 민중·민족을 지키기 위해 무기를 든 선조들이 종국에 승리할수 있었던것은 지키고자 하는 열망과 이를 실현시킬 무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활은 작고 가벼워 추격전을 벌이기 적합하며 상대가 모르는 사이 가장 치명적공격을 할수 있다. 오늘날의 미사일, 특히 극초음속미사일에 비견된다. 침략세력의 육중한 핵항공모함과 세계곳곳에 배치된 해외주둔침략기지를 단숨에 무력화시킬수 있는 날렵하고 가벼우며 방향을 예측할수 없는 무기가 극초음속미사일이다. 오늘날 <지킨다>의 의미는 <해방한다>다. 제국주의세력에 의해 지배를 받고있는 처참한 나날의 연속이기에 그렇다. 미제침략세력을 능가하는 반제자주세력의 무장력은 해방을 향한 강렬한 투지와 결합돼 날로 강화된다. 우리민중이 진정한 주인으로 등장할 날은 결코 머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