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덕원 | 세계반제플랫포옴조직자·코리아국제포럼코오디네이터
1. 차베스의 유언, <꼬무나오나다>
<꼬무나오나다(Comuna o nada)> 혁명적이기에 감동적이고 유언이기에 더욱 감동적이다. 차베스는 생애 마지막시기, 2012.10.20 새로 구성된 내각의 처음이자 마지막 회의에서 이말을 유언처럼 남기고 혁명동지들의 뇌리에 각인시켰다. 인류는 <자유가아니면아무것도아니다>, <독립(자주)이아니면아무것도아니다>, <혁명이아니면아무것도아니다>, <사회주의(공동주의)가아니면아무것도아니다>등 유사한 진리어(眞理語)를 기억한다. <꼬무나오나다>도 본질에서 완전히 같다. 차베스에게 꼬무나는 곧 자유고 독립이고 혁명이고 사회주의다. 이는 꼬무나와 자유, 독립, 혁명, 사회주의의 본질이 같다는 의미다. 물론 정확히 말하면, 꼬무나는 혁명역량이고 자유·독립·사회주의는 혁명위업이다. 혁명역량이 강해야 혁명위업을 완수할수 있다는 의미에서 혁명역량이자 혁명위업이다.
꼬무나는 정권, 정권기관이다. 구체적으로 입법과 행정, 의결기구와 집행기구, 정부와 의회를 의미한다. 정부와 의회도 중앙과 지방을 모두 포괄한다. 그러므로 꼬무나는 민중의 민주주의와 중앙집권의 체계, 민주주의중앙집권의 제도와 질서를 의미한다. 민주주의중앙집권제의 실현은 꼬무나의 발전에 달려있다. 한마디로 꼬무나는 곧 민중민주주의고, 민중 그자체다. 차베스는 혁명동지들에게 이말을 유언으로, 유산으로 가장 소중하게 남겨준것이다.
꼬무나는 전선에 기초한다. 민중의 정권은 민중의 전선을 전제로 한다. 어느 한 계급이나 계층이 아니라 민중을 이루는 모든 계급과 계층이 망라되는 통일전선, 즉 민중전선이야말로 민중정권의 필수적기초다. 다시말해 꼬무나는 어느 한 계급이나 계층이 아니라 민중을 이루는 모든 계급과 계층을 망라하는 민중정권인것이다. 차베스가 정확하게 언급하지않았더라도, 꼬무나에는 통일전선의 내용이 담겨있다.
왜 당이 아니라 전선, 정권인가. 여기에 차베스의 탁월함이 있다. 이는 차베스가 베네수엘라나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공동주의자가 아니라 시몬볼리바르를 부각한 이유다. 차베스가 베네수엘라공산당에 들어가지않고 베네수엘라통합사회주의당을 창당한 이유다. 차베스시절에는 베네수엘라통합사회주의당에 베네수엘라공산당이 들어왔다. 베네수엘라통합사회주의당에 베네수엘라공산당을 비롯한 다양한 이념과 정견의 정치세력이 함께했다는것은 이당이 본질상 전위정당이 아니라 대중정당, 계급정당이 아니라 통일전선정당이라는것을 의미한다. 혁명과 건설의 과정에서 전위정당이 계급적지반을 전민중에로 확대해 대중정당으로 발전할수 있고 대중정당이 혁명성·계급성을 심화해 전위정당으로 강화될수 있다. 혁명과 건설은 조직건설도 민중의 요구와 객관조건에 맞게 창조적으로 수행하는것이다. 처음부터 볼리바르혁명을 추진하고 통합사회주의당을 창건한 차베스가 유언으로 당이 아니라 정권, 동지가 아니라 민중을 강조한것은 논리적으로 일관된다.
당연히 당이 정권을 영도한다, 동지들·전위들이 민중들의 앞장에 선다. 이런 의미에서 당과 동지·전위의 중요성은 아무리 부각해도 지나침이 없다. 허나 인류는 혁명과 건설에서 당이 수정주의와 교조주의에 빠져 노선과 정책에서 오류를 범하고 관료주의로 결국 민중과 유리된 역사적교훈을 잊지않고있다. 우리혁명가들은 소련과 동구의 공산당들이 왜 집권당지위를 잃고 민중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는지를 뼈아프게 돌아보고있다. 그런 의미에서 결국 당이 혁명과 건설을 영도한다고 하더라도 사회의 최고지위에 당이 아니라 민중이 있다는 평범해보이지만 심오한 혁명의 진리를 깊이 새겨야한다. 그리고 민중과 그 민중의 정권을 강조하면 자연히 그정치적영도기관으로서의 당의 중요성도 따라서 강조된다. 결론은 당이 아니라 민중이어야하는것이다. <꼬무나오나다>에는 이진리가 담겨있다. 지난 혁명사에 대한 차베스의 총화가 반영돼있다고 봐야한다.
혁명이후 차베스가 반혁명쿠데타로 목숨을 잃을뻔한적은 있어도 차베스세력이 국가권력을 잃은적은 단한번도 없다. 이것은 차베스세력의 당이 강할뿐아니라 차베스세력, 그당에 대한 민중의 지지가 강해서다. 차베스가 당을 넘어 전선·정권인 꼬무나를 중시하고 꼬무나를 강화하며 그기능을 높일데 대해 끊임없이 사색하고 최선을 다해 헌신분투했기에 차베스세력이 민중의 변함없는 지지속에 혁명과 건설을 이끌수 있었던것이다. 이는 차베스가 제국주의세력에 의해 죽임을 당한뒤에도 그 충실한 후계자 마두로에 의해 볼리바르혁명이 계승되고 심화발전하는 이유기도 하다. 최근 마두로는 <꼬무나는직접민주주의의훌륭한중심이자반제국주의방패다>라고 말했다. 차베스가 죽어도 죽지않은 이유, 생생히 민중속에 살아있는 이유가 바로 <꼬무나오나다>에 있는것이다. 체게바라가 남긴 <승리의그날까지,언제나>정신이 차베스의 <꼬무나오나다>로 이어져 베네수엘라민중의 승리, 볼리바르혁명의 승리를 언제나 담보하고있는것이다.
2. 파리코뮌과 러시아소비에트, 조선인민정권
베네수엘라의 꼬무나는 당연히 베네수엘라의 오랜 민중의 삶과 투쟁의 역사에 뿌리를 두는 동시에 세계사적으로 공통의 역사적경험인 민중정권역사와 잇닿아있다. 특히 세계최초의 프롤레타리아정권인 1871 파리코뮌과 세계최초로 승리한 사회주의혁명인 1917 러시아혁명의 소비에트는 중요하다. 이두역사적경험은 조선을 비롯한 수많은 나라들의 민족해방혁명과 민중민주주의혁명, 사회주의혁명에 혁명적영감을 준 고전적사례로서 각나라에 창조적으로 구현된 민중정권의 전범(典範)이 됐다.
파리코뮌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도시노동계급의 정권이라는것이다. 맑스는 이 도시의 노동계급과 농촌의 농민이 함께 해야한다는 노농동맹의 사상을 피력하며 통일전선론의 기초를 다졌다. 혁명가들은 파리코뮌의 교훈에서 혁명을 영도하는 전위당과 그지도핵심과 지도사상의 중요성도 확인했다. 이런 총화에 기초해 등장한 지도사상이 레닌주의고 전위당이 볼셰비키며 통일전선이 소비에트다. 인류최초의 사회주의혁명승리는 주체적측면에서 이3대요인이 결정적역할을 했다.
프롤레타리아정권과 민중정권의 공통점은 노동계급혁명정당의 영도에 있다. 승리한 모든 민족해방혁명·민중민주주의혁명, 사회주의혁명중에 단일계급만의 힘으로 승리한 예가 없다. 다시말해 혁명에 동의하는 모든 계급, 계층을 하나로 망라하는 통일전선사상이 예외없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것이다. 역사적으로 이전략적조직노선의 관철은 오직 노동계급혁명정당의 현명한 영도에 의해서만 가능했다. 통일전선노선은 혁명승리의 필수조건의 하나로 혁명이론화됐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노동계급혁명정당의 영도아래 프롤레타리아정권과 민중정권은 본질상 하나, 같다는 뜻이다. 파리코뮌의 노동계급도 민중이고, 러시아소비에트의 노동자·빈농·병사도 민중이다. 또 파리코뮌의 노동계급은 혁명의 전취물인 프롤레타리아정권을 지키는데 부족했고 여기서 심각한 교훈을 얻어 빈농과 병사를 결합시킨 러시아소비에트는 혁명의 승리를 공고히 하며 건설로 나아갈수 있는 든든한 군중지반이 됐다.
노동계급의혁명정당은 발전된자본주의국가에서 사회주의혁명을 승리한후 그낮은단계에서 높은단계로의 이행, 나아가 공동주의사회로의 전진이라는 계속혁명을 영도해야한다. 한편 식민지에서 반제반봉건민주주의혁명이나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에서 승리한후 사회주의혁명으로 나아가는 계속혁명을 영도해야한다. 만약 노동계급의혁명정당이 이낮은단계에서 높은단계로의 이행단계에서 노선상 좌편향이나 우편향을 범할때에는 심할경우 사회주의혁명자체가 좌초된다는것이 20세기말 소련과 동구의 역사적교훈이다.
발전된자본주의국가와 달리 식민지에서는 먼저 민족적차별을 해소하는 민족해방의 과제가 주요모순으로 첫째가는 혁명과제다. 민중적차별을 해소하는 민중해방의 과제는 민족해방과정에서 동시에 추진되면서도 민족해방이 승리한후 전면적으로 수행된다. 이는 두가지 객관적요인, 인적측면에서 반민족세력·반민중세력의 청산과 물적측면에서 그들의 생산수단소유를 제한한다는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반민족세력·반민중세력의 정치권·경제권을 제한하는 이 정당한 조치를 공동주의세력은 레닌이래 역사적으로 <프롤레타리아독재>라고 불렀다. 잘알다시피 독재는 민주주의와 동전의 양면과 같은 변증법적개념으로서 레닌은 부르주아독재에 대비해 프롤레타리아독재라는 개념으로 그혁명적진리성을 선명히 드러내보였다. 레닌은 파리코뮌의 실패요인중 하나를 이혁명적원칙이 철저하지못했다는데서 찾았고 러시아혁명에서 다시 반복하지않았다.
조선은 항일시기 해방구형태의 유격구에서의 <인민혁명정부>경험에 기초해, 1945.8.15 해방이후 코리아북반부에서 인민정권을 좌우편향 없이 건설해 반제민족해방혁명에 이은 반봉건민주주의혁명을 빠르게 완료했다. 1950~53 3년간 제국주의와의 민족해방전쟁을 수행한이후 1956~58 3년간 집중적으로 사회주의적생산관계확립이라는 사회주의혁명과제를 전격적으로 제기하고 폭력적방법 없이도 신속하고 원만하게 이뤄냈다. 식민지적낙후성과 전쟁의 폐허위에, 당과 영도자를 중심으로 굳게 단결한 주체역량의 위력에 기초해 공업화라는 생산력발전보다 모든 생산수단의 공유화라는 사회주의적생산관계로의 전환을 먼저 성공한것은 역사적전례가 없는 가장 창조적인 혁명과정이었다. 일심단결의 정치력과 사회주의적생산관계로의 전환, 즉 자본가계급이 더이상 존재하지않는 유리한 조건에 기초해 조선은 1970 단14년만에 사회주의공업화의 위업을 완수했다. 조선이 오늘날 수소탄과 극초음속미사일로 무장한 핵미사일최강국대열의 일원이 돼 미제국주의와 당당히 맞서는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오늘 조선은 유사시 평정으로 2021.1 조선노동당
8차당대회에서 천명한 <전국적범위에서사회의자주적이며민주주의적발전>, 곧 민족해방위업, 영토완정위업을 완수하겠다고 공언하고있는데 이는 과장이 아니다.
조선의 인민정권건설경험에서 특기할점은 노동계급혁명정당이 인민정권을 철저히 노동계급을 영도계급으로 하면서도 혁명과 건설의 매단계마다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지는 모든 민중을 하나로 굳게 묶는 혁명적이면서도 인민적인 통일전선정책을 옳게 구사했다는것이다. 그리고 이과정은 노동계급혁명정당의 교양자적, 조직자적 역할을 최고로 높여, 반봉건민주주의혁명이든 사회주의혁명이든 모두 민중적합의에 기초해 매우 순조로운 과정으로 수행됐다는것이다. 조선이 스스로를 <하나의대가정>이라는 말을 할정도로 생산수단의 사적소유형태를 민중적공동소유형태로의 전환과 나아가 사회주의적공동소유형태로의 전환을 철저히 교양사업을 앞세우고 합리적방법으로, 자원적으로 전개했다는 독특한 역사적경험을 갖고있다. 노동계급혁명정당이 강하고 그영도아래 노동계급을 영도계급으로, 노농동맹을 사회계급적기초로 삼으며 전인민의 통일전선을 튼튼히 강화하면서 이룩한, 일심단결의 정치력으로 이뤄낸 빛나는 혁명성과가 아닐수 없다.
3. 21세기혁명은 민중중심 더하기 첨단과학
21세기를 새로운 시대로 규정할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한다. 우리에게 <21세기>는 20세기후반 소련과 동구에서의 사회주의가 좌절된것에 대해 심각한 교훈을 얻어 이후 사회주의의 혁명과 건설에서 좌우편향이 없어야한다는 과제를 제기한다. 구체적으로 사회주의집권당들이 범했던 교조주의적침체와 수정주의적변질, 관료주의와 대국주의·사대주의등의 문제를 절대로 반복하지말아야한다는 역사적성찰이다.
이는 결국 혁명과 건설에서 민중의 지위와 역할에 대한 올바른 견해를 정립하는 문제로 집약된다. 한마디로 민중은 혁명과 건설의 주인이며 혁명과 건설에서 결정적역할을 한다. 혁명과 건설은 민중을 위해서 하는것이고 민중에 의해서 하는것이다. 혁명과 건설의 목표는 민중의 자주적요구고 그 수단과 방법은 민중의 창조적능력이다. 민중의 자주적요구가 민중의 위업이고 민중의 창조적능력이 민중의 역량과 역할이다. 민중의 위업을 바로 규정하고 민중의 역량과 역할을 옳게 발휘할때에만 혁명과 건설은 편향없이 곧바로 빠르고 힘있게 전진한다.
민중의 위업을 정립하고 민중의 역량을 강화하고 그역할을 높이는 과정이 곧 민주주의적의견수렴과 중앙집권적집행의 체계, 민주집중제다. 민중정권의 의결체계와 집행체계는 언제나 이원칙을 눈동자처럼 고수해야한다. 시대가 바뀌어도 의결과 집행에서 민주주의와 중앙집권의 원칙은 바뀔수 없다. 민중의 자주적요구를 민주주의적으로 수렴해 정부의 정책을 수립하고 민중의 창조적능력을 중앙집권적으로 발휘해 그정책을 집행할때, 민중이 정권의 주인이 되고 그역할을 끊임없이 높일수 있다.
국가차원의 의결집행체계인 정권은 각계각층 민중이 모두 망라되는 민중전선에 기초해야 공고한 대중지반을 구축할수 있다. 이 민중전선, 민중정권이 기차라면 혁명정당은 기관차에 해당한다. 민중의 혁명전위들이 민중의 혁명이념으로 굳게 뭉친 민중의 혁명조직이 민중의 혁명정당이다. 민중의 혁명정당은 노동계급의 혁명사상으로 무장하고 노동계급을 비롯한 민중의 전위들로 뭉친 노동계급의 혁명정당이자 근로민중의 대중정당이다. 전세계 공동주의정당들이 공산당과 함께 노동당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는 이유다.
민중의 자주적요구는 곧 자주의식이고 민중의 창조적능력은 곧 과학기술이다. 민중의 창조적능력은 가속적으로 발전하는데, 특히 21세기 들어 AI를 비롯한 첨단과학의 발전속도가 눈부시다. 민중중심의 민중정권을 수립하는데서, 민중을 위하는 정책을 세우고 그정책을 민중에 의해서 관철할때, 우리는 갈수록 첨단과학이 중요해지는 시대를 살고있다. 과학기술은 생산력과 직결되며 <자본론>에서 밝힌 평균이윤율저하경향법칙마저 새롭게 규정해야할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있다.
전문가들이 경고하듯이 AI기술을 제국주의세력이 장악한다는것은 2차세계대전직후 제국주의미국이 유일한 핵무장국가인것 못지않게 위험하다. 제국주의진영이 3차세계대전을 추진하는 현정세에서 반제진영이 무조건적으로 결정적승리를 이룩해 빛의 속도로 발전하는 첨단과학이 제국주의세력이 아니라 반제세력에 의해, 극소수 독점자본이 아니라 절대 다수민중을 위해 쓰여질수 있도록 방향과 규준을 바로 잡아야한다.
21세기혁명론에서 민중중심의 21세기정치혁명 못지않게 첨단과학의 21세기산업혁명이 중요하다. 레닌의 <공동주의는소비에트더하기전기화>라는 혁명의 고전적정식화를 우리시대 21세기에 맞게 혁명적으로 계승하고 창조적으로 혁신하는 위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오늘 소비에트는 꼬무나, 민중정권이고 전기화는 첨단과학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