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TV드라마를 본적이 있다. 해고를 당한 사람이 북드라마를 보다가 회사를 상대로 복수극을 펼칠 결심을 하는 이야기다. 그때 그가 본 북드라마가 <꽃파는처녀>다. 중세때 지주에 당한 분노의 감정이 얼마나 컸는지 북의 <꽃파는처녀>가극단이 중국에 나올때마다, 너무 인기가 좋아 난리가 난다. 그만큼 북중간에는 역사적공감대가 크다. <피로써맺은조중친선>이 쉽게 만들어진 말이 아니다. 피로써 맺은 나라관계를 <혈맹>이라 하는데 북은 <형제>라 부른다.
등소평시절이었다면 북이 <고난의행군>을 하며 200만이나 아사했을것인가. 장쩌민시절의 명백한 역사적과오다. 그래선지 방북한 최초의 중국공산당총서기가 됐다. 후진타오시절에 원자바오총리가 방북후 돌아와 당시 방중중인 키신저일행앞에서 이백의 시를 인용해 진심으로 총화한 일이 떠오른다. 이렇게 보면 시진핑시절이 얼마나 중요한가 새삼 절감한다. 과연 시진핑·왕치산·왕후닝 같은 인물이 또 나올까싶다. 북중관계는 과거 가장 좋았을때보다 더 좋아졌다. 김일성주석과 주은래총리가 북중간에 전략적관계를 맹약할때를 능가한다. 김정일국방위원장이 생애마지막시기에 보여준 본을 따라 김정은위원장은 결국 북중관계를 역대최고로 만들었다.
<붉은산마루>는 중국인민지원군의 붉은피가 흐르는 북·조선의 고지다. 항미원조(抗美援朝)기치를 들고 떨쳐나선 중국인민은 조선인민의, 중국인민지원군은 조선인민군의 형제다. 영화말미에 인민배우의 좌장인 유원준이 뜨겁게 말하는 <계급적형제>다. 마지막자막에 나오는 김일성주석의 언명 <중국인민지원군형제>다. 북이 역사적으로 평가하는 <특급영웅>, 중국인민지원군의 이수복인 황계광의 입당청원서에 나오는 <공산당원>의 관계, <공산당형제>다. 그러고 보면 <인터내셔널>가는 이<다른민족간의계급적형제의식>인 국제주의의 노래가 아닌가. 이노래가 나오는 입당청원장면은 눈물 없이 볼수 없다. 결말부분에 집중적으로 들어간 음악들이 예외없이 자연스럽게 어울렸고 감동을 배가시켰다. 김룡린은 배우로서만이 아니라 연출가로서도 높은 경지를 보여줬다. <월미도>급이다.
북·중은 <계급적형제>고 미제침략세력은 공동의 <계급적원쑤>다. 1990년대는 북이 반제무장투쟁세력으로 고군분투해야했다면 2020년대인 지금은 중국은 물론이고 러시아까지 가세했고 미국은 반딥스가 무력을 장악하며 완전히 판세가 역전됐다. 북이 중국을, 중국이 북을 반제무장투쟁에서 자신처럼 믿는다면 승패는 결정된것이나 다름없다. 1국적범위를 넘어 세계적범위에서 역량대비 1대10을 10대1로 대전변시켰으니 실로 역사의 기적이 아닐수 없다. 북·중혁명무력이 유사시 어떻게 싸우겠는가는 <월미도>·<붉은산마루>에 잘 그려져있다. 물론 이제는 두나라가 개발·배비한 극초음속미사일로 이수복·황계광의 죽음과 같은 영웅적희생 없이 단숨에 승부를 짓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