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빌딩숲속에 숨어있는 수많은 비리의 비밀. 양심과 수완 있는 검사와 경찰이 짝을 이뤄 이비밀을 파헤친다. 의문의 살인사건으로 작게 시작해 국가적인 비리사건으로 크게 끝맺는다. 작은 살인사건은 개인의 원한에서 발생하고 큰 비리사건은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 정계와 재계의 유착을 파헤쳐야할 검찰이 도리어 매개가 돼 이권을 노리는 검은 인맥의 하나로 동원된다. 대의는 대중을 기만하는 포장에 불과하고 음해와 모략의 판에서 살아남기 위해 못하는 짓이 없다. 과연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사회의 기본모순은 역사·구조적으로 뿌리깊이 형성된 예속성·기형성에 기인한다. 제국주의외세의 손아귀에서 모든것이 비틀린 사회에 어떠한 정의가 숨을 쉬고있겠는가. 불의를 심판해야할 검찰이 권력의 시녀, 비리의 소굴로 전락된것은 전혀 이상하지않다. 민심은 검찰만이 아니라 판사·변호사까지 법계통 모두를 신뢰하지않는다. 정의로운 법조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실제와 달라서다.
사회가 잘못됐는데 그사회를 구성하는 분야가 잘 돌아갈 리 만무하다. 정치가 부패하고 경제가 엉망이니 이둘이 짝을 이뤄 만드는 사회상층부의 모습은 비리의 덩어리일수밖에 없다. 이런 환부는 결국 곪아터져 대중앞에 드러나게 마련이다. 비밀을 영원히 유지하는것이 쉽지않은 이유는 사회적존재인 사람에게 양심이 있고 필연과 우연이 교차되는 과정에 변수가 있어서다. 드라마의 인상적인 반전도 바로 이런 생활의 이치를 반영하고있다. 세련되고 치밀한 구성은 신진작가의 첫작품이기에 더욱 높은 평가를 받으며 시즌2를 가능하게 했다.
비리의 근절은 사회구조적으로 이뤄져야한다. 민중을 위하고 민중에 의하는 정치가 실현되고 민중중심의 원칙과 방법이 제도화되며 무엇보다 권력기관에 있는 핵심일수록 민중중심의 정신으로 철저히 무장해야한다. 여기에 21세기에 걸맞는 첨단과학의 기법으로 부패를 시스템적으로 차단하고 조기에 발견하며 신속히 시정할수 있게 해야한다. 개인의 양심과 수완은 나름 중요하지만 문제를 방지하고 해결하는 일이 필연으로 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도와 원칙이 바로서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