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진실과 신념
1999 밤에는 해커 네오로, 낮에는 소프트웨어회사의 노동자로 살아가는 앤더슨은 이세계가 진실되지못하다고 여기며 살아간다. 앤더슨을 찾는 모피어스조직과 모피어스를 잡기 위해 앤더슨을 미끼로 삼으려는 스미스요원사이에서 우여곡절 끝에 앤더슨은 모피어스를 만난다. 모피어스가 건네는 빨간약과 파란약중 진짜세상으로 연결되는 빨간약을 먹은 앤더슨은 2199 AI가 지배하는 진짜세상, 암흑세계를 확인한다. 앤더슨은 네오라는 이름으로 모피어스의 지도하에 빠르게 각성한다. 네오를 <더원(The One)>이라 여기는 모피어스가 위기속에 네오를 구출하고 네오는 스미스에게 잡혀 고문을 당하는 모피어스를 구원하며 진짜 <더원>으로 성장한다.
변화는 참과 거짓을 가려보는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나를 둘러싼 세계가 너무도 매끈하게 체계화돼있어도 그것이 거짓이라면 결국 참을 갈구하는 사람의 눈은 그것을 가려보게 돼있다. <사람>의것이 아니기에 그렇다. 모피어스는 말한다. 진실을 의미하는 빨간약을 먹는 순간 되돌릴수 없고 거짓을 의미하는 파란약을 먹는 순간 모든것을 잊고 거짓된 현실에서 살아갈것이라고. 진실은 불편하고 거짓은 편할지라도 결국 진실을 선택하는 이유는 <사람>이라서다. 하기에 빨간약을 먹은 네오가 프로그래밍된 앤더슨이 아닌 진짜 사람인 네오로 다시 태어나는것은 의미심장하다.
숟가락은 없다. <더원>의 후보중 한명인 어린아이가 숟가락을 구부리면서 한말이다. 숟가락을 구부리려 하지말고 없다는 진실을 믿어야한다는것에서 매트릭스의 허구성에 대한 통찰이 담겨있다. 정신이 죽으면 육체도 죽는다는 영화속 설정과 모피어스조직원들이 요원들을 두려워하고 맞으면 피를 토하고 총을 맞으면 죽는 이유가 무엇인가. 매트릭스가 가상이라는 진실을 아는것을 넘어 신념화해야한다는것이다. 진실은 알기만 하면 한갓 지식에 불과하다. 이를 신념화하고 실천해야 사상이 된다. 지식과 사상의 경계는 죽음과 삶의 경계와 같이 준엄하다. 네오는 과학적신념으로 확고히 무장하며 <더원>이 된다.
<난미래를모른다.이것이어떻게끝날지말하려는게아니다.어떻게시작할지를말하는거다.> 과학적신념으로 무장된 <사람>과 그집단의 활동으로부터 변화는 변혁이 된다. 이순간부터 세계는 바뀌고 미래도 바뀐다. 은유적인 이영화에서 <사람>을 민중으로, AI를 반민중세력으로, 매트릭스를 자본주의로 치환하면 더욱 선명해진다. 진실을 깨닫고 과학적신념으로 무장한 사람들의 집단이 바로 참된 의미의 당이다. 당을 중심으로 일심단결하는 민중이 존재하는한 지금의 문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것은 필연이다. 조직된 민중이야말로 디스토피아에서 유토피아로 나아가는 주체이자 <더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