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항쟁의기관차〉 〈콘크리트유토피아〉 진정한 유토피아

재난으로 인해 대부분의 아파트가 파괴된채 폐허가 된 서울, 오직 황궁아파트만 건재하다. 부녀회장 김명화는 아파트주민대표로 김영탁을 추천하고, 아파트내 외부인출입금지를 결정한다. 아파트주민과 외부인간의 심각한 대치상황속에서 김민성은 방범대장으로서 김영탁의 오른팔노릇을 한다. 간호사출신이자 김민성의 아내인 주명화는 외부인을 숨겨준 주민들과 함께하다가 김영탁에 의해 발각된다. 분노하고 각성한 주명화는 김영탁을 타도하기 위해 그치부를 파헤치고, 황궁아파트주민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 외부인들이 아파트를 덮치면서 아수라장이 된다.

아파트는 개발독재의 대표적인 산물이다. 군사파쇼권력은 정경유착하에 강남개발붐을 일으키면서 파쇼통치의 악랄성을 은폐하고 투기를 조장하면서 소시민의 호주머니를 털어갔다. 결국엔 무너진 허상위에 유일하게 남아있던 황궁아파트에서 김영탁은 주민과 외부인을 가르고, 주민내에서 외부인을 배척하는 사람과 포용하는 사람을 가른다. 김영탁이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갈등을 조장하고 폭력을 유발시킨 끝에 결국 주민1명은 스스로 목숨을 버렸고 치부를 알고있던 소녀는 살해당한다. 그리고 외부인과의 <전쟁>에서 결국 스스로도 죽음을 면치못한다. 자신들은 <선택>받았고 외부인은 <바퀴벌레>라는 선민의식·이기주의가 파시즘의 바탕이며 전멸의 근원이다. 

전쟁은 재난이다. 멀리서부터 붉은폭풍이 밀려오며 차례로 무너지는 아파트의 모습은 결코 낯설지않다.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특히 서아시아에서 재현되고있어서다. 모든게 파괴됐고 사람들이 얼어죽은속에서 오직 단 하나의 아파트만 서있는 그 흉물스런 형상은 대량파괴와 민간인학살을 당하는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사이에 있는 이스라엘을 연상하게 한다. 이스라엘시오니즘은 땅을 빼앗기 위해 주변나라를 침략하고 파괴하며 <인종청소>를 한다. 황궁아파트의 <평화>는 기괴하고, 주민들은 먹을것을 찾기 위해 주검을 밟고, 빼앗기 위해 산사람을 죽인다. 외부인들은 이아파트주민들이 <사람을잡아먹는다>라고 말한다. 실제 사람을 먹진않는다. 그렇다고 뜬소문이라고 할수 있겠는가.

진정한 유토피아는 있다. 죽은 남편과 산 아내의 얼굴위로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고운 빛이 비낀다. 신이 그려져있는, 깨진 스테인드글라스 너머의 한여성이 아내를 데리고 자신의 공동체로 향한다. 공동체성원이 외부인인 아내의 손에 쥐어준 따뜻하고 하얀 주먹밥과 쓰러진 아파트에서 삶을 함께 개척하는 사람들의 모습속에 미래가 있다. 불의의 세력, 제국주의와 그주구가 일으킨 세계대전의 광풍이 인류의 미래를 앗아갈수 없다. 정의의 세력, 반제세력이 하나로 단결해 끝까지 싸워나가는데에 필승의 길이 있다. 오랜 역사속에 꿈으로만 있어왔던 이상사회의 실현은 오직 사람, 민중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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