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8 항쟁의기관차〉 〈이름없는영웅들〉 정형고지


정형고지전투는 1953.1 코리아전의 마지막시기를 대표하는 전투중 하나다. <정형(丁形)>은 고지의 모양이 티(T)자를 닮아서 붙인 이름이다. 여기에서 미군이 외신기자들을 모아놓고 시범전투를 벌인다는 정보를 그때 <한국>내 지하혁명조직의 하나가 조선에 보고했다. 조선인민군최고사령관은 이기회를 놓치지않고 포무력을 집중시켜 도리어 그반대의 선전효과를 거뒀다. 미군이 프로파간다를 위해 조직한 전투가 정반대의 결과를 낳은것이다.

그지하조직의 조직자는 성시백이다. 성시백은 비록 전쟁직전에 잡혀 그시작과 함께 사형당했지만 그가 남긴 조직은 살아움직이고있었다. 성시백은 중국에서 당시 공산당의 지하당사업총책인 주은래의 지도를 받으며 국민당안에서 활동하다가 공산당군에 잡혔지만, 정체를 밝히지않고 장기간 구속됐다 풀려나 장개석의 큰 신임을 받았다. 해방직후에는 김일성주석의 지도를 받으며 <한국>에서 활동했다. 소설<승리>에서는 문시명으로, 영화<붉은단풍잎>에서는 실제가명인 정향명으로 등장한다. <이름없는영웅들>에서는 유림이 공작한것으로 나온다.

킴필비(Kim Philby)와 소련공산당지도부를 연결한 공작관 유리모딘(Yuri Modin)은 회고록<나의케임브리지동지들>에서 이런 정보공작의 결과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면서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했다고 적었다. 반제진영의 공작원들은 민중을 구하고 제국주의진영의 스파이들은 민중을 해한다. 스파이공작은 양측이 다하지만 목적에서 정의와 불의로 구별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름없는영웅들>은 조선에서 만든 공작원들의 교과서와 같은 영화다. 영화에서 굳이 다양한 공작수단을 선보이는 이유다. 유림과 순희는 실제 활약했던 여러 공작원들이 하나로 합쳐진 전형적인물이다.

워낙 인상적인 정형고지전투는 영화<5시부터5시까지>로도 형상화됐다. 항일전쟁시기 오중흡이 있었다면 코리아전시기에는 유경수가 있었다. 김일성주석은 미군의 작전시간직전에 먼저 불의의 공격을 가함으로써 상대의 기도를 파탄시키고 큰 전과를 거뒀다. 돌이켜보면, 코리아전도 마찬가지였다. 미군이 오랫동안 준비해온 전쟁이었는데, 실제는 미군뜻과 반대로 진행됐다. 역량상 대비조차 안되지만, 사상과 작전의 힘으로 결코 패배하지않은 전쟁이다. 그교훈을 수만번 곱씹은 조선은 이제 <72시간>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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