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스피러시> 거짓과 진실
뉴욕의 택시운전사 제리는 택시이용객에게 각종<음모론>을 알리고 미국사회문제의 본질을 찾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제리는 환각처럼 불명확한 기억과 고통에 사로잡혀 괴로워한다. 그러던중 조나스에게 납치를 당하고 <지금까지누구에게말을했나?>라는 심문에 고문까지 당한다. 검사 앨리스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죽음을 면한 제리는 앨리스에게 <그들>의 존재에 대해 말한다. 조나스는 CIA요원이자 심리학자며 MK울트라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생체실험을 통해 인간병기를 조작해왔다. 제리도 그중 하나였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사선을 넘나든 끝에 제리와 앨리스는 평온을 되찾는다.
1970년대 세상에 공개된 MK울트라프로젝트는 그전까지 <음모론>으로 치부됐다. 현재도 극히 일부만 공개된 MK울트라프로젝트의 실체를 알면 차라리 <음모론>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끔찍하다. 미군주도로 포로·스파이들에게 마약등을 투여해 심문·고문하던것을 1953 CIA가 본격적으로 MK울트라라는 이름으로 생체실험을 시작했다. CIA는 수천명의 미군을 동원해 감기치료제개발이라 속이고 실험을 했으며 재소자·미성년자를 대상으로 1년이상 환각제 LSD를 매일 투약하며 최악의 실험들을 감행했다. MK울트라프로젝트는 1973 관련자료들이 폐기됐지만 각고의 노력으로 일부자료가 공개되며 세상에 폭로됐다.
진짜 음모론자는 누구인가. 투박한 방식으로 진실을 말하는 이들이 아닌 진실을 거짓으로 둔갑시키고 <음모론>이라고 낙인찍는 <그들>이야말로 진짜 음모론자들이다. 조나스가 CIA요원이자 세계적인 펀드회사임원이라는 설정은 <그들>의 실체를 확인시켜준다. 미정부기관 CIA가 미국민을 대상으로 벌인 추악한 범죄행위인 MK울트라프로젝트는 미정부와 <그들>의 유착관계와 지독한 인명경시사상을 보여준다. 또 MK울트라프로젝트가 인간심리의 통제·조종을 목적으로 한 생체실험이라는데서 <그들>이 미국민을 진정 노예로 여기고있다는것이 드러난다.
각종 <음모론>들이 진실로 밝혀지고있다. 지난 미대선을 통해 드러난것은 비단 대규모투표조작·부정선거만이 아니다. <헌터게이트>등의 천인공노할 범죄행위가 <그들>이 저질러온 극히 일부분이라는 사실에 미국민이 격분하는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거짓을 몰아내고 진실을 드러내는것을 넘어 희생자들을 구원하고 <그들>을 심판하는 힘은 영화와는 달리 결코 개인간의 사랑으로 되지않는다. 조직된 민중만이 <그들>을 구축하고 사회를 변화시킬수 있다. 오늘날 미국사회의 변화가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