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처음 봤더라. 2번보기를 연출가가 되는 첫걸음이라 한 트뤼포. 보면 볼수록 또 보고싶은 작품을 예술이라고 한 <영화예술론>. 실제로 이영화평을 쓰기 위해 다시 봤는데 벌써 또 보고싶어진다. 이런 수준이면 앉은 자리에서 10번도 볼수 있다. <월미도>는 잘만든 영화다. 잘만든 남영화가 있듯이 잘만든 북영화가 있다. 개인적으론 <조선의별>·<민족의태양> 다음으로 잘만든 영화로 꼽는다. <이름없는영웅들>·<꽃파는처녀>급이다.
잘만든 영화의 특징중 하나는 어떤 장면이든 한폭의 그림 같다는것이다. 주제곡도 그대로 한편의 명곡이다. 실제로 인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중 하나다. <월미도>의 <나는알았네>는 <이름없는영웅들>의 <기쁨의노래안고함께가리라>처럼 아주 유명하다. 이런 수준의 영화와 이런 수준의 노래가 만나면 누구나 잊지못한다. 아무리 뼈속깊이 반공반북이라고 해도 인정하지않을수 없는 그런 수준이다. 이럴 때는 누구든 민족적자부심을 느껴야한다. 사상성을 빼면 남측에서 잘만든 영화와 북측에서 잘만든 영화는 예술성에서 공통점이 많다.
역시 기본은 이야기줄거리고 명작답게 흠잡을데가 없다. 여기에 역사적사실이 가세하니 감동은 배가된다. 남측에선 아니라고 하지만 월미도에서 맥아더대군을 3일간 막은것은 사실이다. 사실은 사실이다. 코리아전쟁때 북측이 평가하는 가장 잘 싸운 전투중 하나다. 문제는 북과 남이 아니라 민족과 외세다. 이념의 대결이 아니라 민족대 외세의 대결이 본질이다. 그러니 정의가 어느편에 있는지는 너무나 분명하다. 이사상이 <월미도>를 관통한다. 리더관이자 조국관이다. 주인공의 마지막대사가 강렬하다. <조국이여번영하라>고 외칠 때 눈물을 흘리지않은 인민은 없으리라.
<월미도>는 다른 각도로 보면 포의 영화다. 포가 절반이다. 대대로 우리민족은 포를 잘썼다. 명량대첩도 포없이 이길수 없었다. <화성포의노래>제목으로 알수 있듯이 북에게 미사일은 곧 포다. 북은 코리아전쟁의 교훈따라 결사적으로 포·미사일을 개발했다. 올해 1월·3월 2번 서해상에서 발사시험한 극초음속순항미사일도 그결과물중 하나다. 그래서 <월미도>는 이제 없어졌다. 영웅적비극도 비극이다. 비극은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