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5 근미래, 가상세계<오아시스>개발자 할리데이는 <오아시스>속에서 3가지미션을 해결해 황금알을 얻는 사람에게 <오아시스>의 소유권과 막대한 유산을 상속하겠다고 유언을 남긴다. <오아시스>안에서 파시벌로 불리는 웨이드도 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뛰어든 사람중 1명이다. 한편 세계2위업체인 IOI는 미션을 해결해 가상세계를 독점하려고 한다. 할리데이를 존경하는 웨이드와 그친구들은 할리데이의 뜻에 반하는 IOI에 맞서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결국 <오아시스>는 웨이드와 그친구들의 몫이 된다.
폐허의 현실과 빛나는 가상이 대조된다. 빈민촌에 사는 웨이드도 현실의 피폐함을 가상의 현란함으로 잊는다. 웨이드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가상세계로 통하는 안경을 쓴채 거리를 활보하며 현실의 고통을 잊는다. 한편 이미 죽은 할리데이가 가상세계에서 영생하며 가장 중요한 순간 파시벌에게 가르침을 주는것에서 <신>의 의미가 바뀌었다는것을 보여준다. 안경과 슈트를 착용하는 순간 시각만이 아니라 촉각·통각까지 생생히 느끼며 사람들은 지배당한다. 성적쾌감이 영화에서처럼 진정한 사랑으로 연결된다는것은 참으로 순진한 발상이다. 가상세계는 잘못되면 민중의 아편이 된다.
초국적자본은 가상세계안에서도 날뛴다. 할리데이는 전진과 후진, 승리와 패배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독점을 반대하며 <오아시스>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만들었다. 민주적인 <오아시스>를 소유해 현실세계에서도 모든 부를 독점하려는 IOI는 미션해결을 위해 노동자들을 가상세계안에 밀어넣고 채무노예를 부린다. 통각까지 생생하게 느끼는 가상세계안에서 노동자들과 채무노예들의 아바타는 미션해결만을 위해 내달리다 총·칼에 맞아죽지만 현실에선 슈트만 갈아입고 다시 가상세계안에 투입된다. 이순간 현실인가, 가상인가는 중요하지않다. 초국적자본이 지배하는 모든 공간에 <사람>은 없다.
<오아시스>를 위해 싸운 이들은 현실에서 부와 사랑을 얻고 <오아이스>는 구제되며 행복하게 끝맺는다. 변함없는 누추한 현실과 여전히 건재한 초국적자본의 존재는 이면에 가려진다. <오아시스>를 위해 가상세계안에서 IOI에 맞서 총궐기한 사람들은 다 어디에 있는가. 현실에서 쌓인 분노를 가상세계안에서 해소해버리며 폐허의 현실은 방치된다. 의식이 마비된채 진상이 가려진지도 모르고 허상에 만족하며 생을 낭비하는 사람들의 모습이야말로 초국적자본의 <아바타>다. 메타버스를 주창하며 <신세계질서>를 구축하려는 딥스의 의도가 영화에 비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