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왜 이리 공격을 많이 당할까. 공격을 많이 해서다. 정의의 편에서 싸운적이 없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2차세계대전이후론 그런 기록이 없다. 현대제국주의의 총수가 된후 미국은 언제나 부정의의 편에서 침략자의 불명예를 자처했다. 침략과 약탈은 제국주의의 숙명이다. 침략과 약탈이 없으면 더이상 제국주의가 아니다. 전세계를 상대로 침략과 약탈을 일삼는 미국이 상응한 대가를 치르는것은 세상이치상 불가피하다.
2001 9.11사건이 일어난 직후에 1시즌이 시작된 <24>는 시대적흐름을 반영한 대테러조직의 드라마다. 테러를 막는데서 속도의 중요성을 반영한 24시간의 설정은 극성을 높여주는 한편 사실성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또 더많은 사람을 살려야한다는 <명분>은 고문과 살인을 비롯한 온갖 악행을 정당화해 물의를 빚었다. 목적만이 아니라 수단·방법도 정당해야한다는 원칙은 찾아 보기 어렵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목적자체의 정당성마저 흔들린다는것이다. 자연히 내부의 적이 생기게 되고 미국은 안팎의 적과 힘겨운 싸움을 해야한다. 백악관이 공격을 당하면서 이런 흐름은 절정에 달한다. 다양한 적과 싸워 이겼던 <영웅>도 나이가 들며 활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드라마의 운명을 갈랐던것은 역시 시나리오다. 현실을 반영하지않을 수 없는 영화의 속성상 시대의 변화를 담아내지못한 드라마의 한계는 뚜렷하다.
역사속 제국주의가 늘 그래왔듯이 미국은 <악의축>을 규정하며 침략전쟁을 정당화했다. 그럴때마다 <대테러>는 현대판마녀사냥의 상투적인 <명분>이 됐고 제3세계의 수많은 민중이 목숨을 잃었다. 현대의 제국주의국가는 산군복합체를 비롯한 국가독점세력의 폭리를 위해 경제의군사화정책을 떠밀면서 드라마·영화를 중우정치의 수단으로 이용한다. 과연 <테러>란 무엇이고 가장 크고 가장 심각한 <테러국가>는 어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