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9 항쟁의기관차〉 〈지정생존자〉 적은 내부에 있다

미국회의사당이 한순간에 폭발한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의회인사 대다수가 즉사했고 지정생존자로 지목된 도시개발부장관 톰만 살아남아 대통령이 된다. 무소속에 정치이력이 없는 톰은 혼란과 공포에 빠진 미국의 수장이 돼 테러사건의 전모를 밝히는것과 국정안정화의 책무를 떠안게 된다. 테러사건을 쫓는 과정에서 중동테러조직에 의한것으로 잠정결론이 났으나 미연방수사국요원 한나의 집요한 추격으로 테러사건의 범인은 산군복합체가 얽혀있는 쿠데타세력임이 밝혀진다.

한순간에 폭파되는 국회의사당의 모습은 미국민들에게 그리 낯선 모습은 아니다. 1970이후 미국내에서는 수십건의 주요테러사건이 발생했고 특히 9.11사건으로 세계무역센터전체와 펜타곤일부가 하루아침에 폭파됐다. 그래서인지 <지정생존자>에서 테러방지를 위해 제작된 국회의사당·주요공공시설폭파시나리오영상은 세계무역센터붕괴를 연상시킨다. 일상화된 테러와 반면 익숙해지지않는 공포는 끊임없이 미국민중의 정신을 마비시키고 <재건>이라는 미명하에 희생을 강요당하는 바탕이 된다.

적은 내부에 있다. <지정생존자>는 테러배후로 중동테러조직을 지목했지만 실제 테러조직은 미산군복합체를 비롯한 실체가 불분명한 미국내세력이라고 말한다. 미정부를 한순간에 붕괴시킬정도의 위력을 가진 <보이지않는>세력은 <팍스아메리카나>를 목적으로 <희생없는승리는없다>를 강조하며 쿠데타를 준비하다 발각된다. <보이지않는>세력에 의한 위협은 허구가 아니다. 미역사에서 대통령암살시도는 총9번 있었으며 그중 4명이 실제로 목숨을 잃었다. 링컨·케네디는 화폐개혁을 단행하다 암살됐다.

지정생존자제도는 <대통령승계에관한법률>에 의해 실제 운영되는 제도로 냉전시기 핵무기개발에 따른 대량살상위협이 현실화되자 1947 신설됐다. 미국민의 뿌리 깊고 일상적인 공포심리는 미국이 제국주의침략세력의 우두머리가 되면서 격화됐다. 끊임없이 벌어지는 미국의 내외위기상황에는 제국주의의 파멸적운명이 반영돼있다. 영화는 절망을 딛고 재건에 성공한다는 희망을 그려내지만 현실은 트럼프가 선장인 <아메리카호>의 침몰을 현재진행형으로 보여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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