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 항쟁의기관차〉 〈울부짖는초원〉 수난의 시

1919 러시아혁명후 붉은군대가 오데사를 점령한다. 3살인 엘레니는 알렉시스가족에게 구제돼 그리스국경지방호수근처로 피난을 온다. 시간이 지난 후 엘레니는 알렉시스의 쌍둥이아들을 낳았음에도 알렉시스아버지에게 시집을 가야하는 비참한 처지에 처한다. 엘레니와 알렉시스는 그의 아버지를 피해 도망을 간다. 2차세계대전시기 그리스는 파쇼세력에 점령된다. 미국으로 연주여행을 떠난 알렉시스는 미국시민권을 얻기 위해 태평양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다. 엘레니는 반파쇼투쟁을 한 니코스를 숨긴 죄로 수용소에 갇힌다. 전쟁은 끝났으나 그리스는 내전이 시작되고, 내전에서 서로 반대편에 섰던 엘레니의 아들들은 처참하게 죽는다. 엘레니는 아들의 시신을 품에 안고 울부짖는다. 

수난의 그리스역사를 은유적으로 그리고있다. 파쇼광풍이 그리스를 집어삼키듯, 강물은 범람해 터전을 집어삼킨다. 1919 검은 옷을 입고 그리스에 도착한 사람들은 범람으로 터전을 잃자 또다시 검은 옷을 입고, 쪽배에 검은 깃발을 달고 피난을 간다. 고향이자 터전은 태를 묻은 곳이라 한다. 피난민들의 검은 옷은 뿌리가 잘리고 핏줄을 잃는 고통을 보여준다. 한편 엘레니는 새하얀 신부복을 입은채 도망을 가고, 영화는 순간마다 새하얀 천이 펄럭이는 전경을 보여준다. 니코스가 파쇼경찰에 의해 살해될때 새하얀 천엔 피가 묻고, 알렉시스아버지가 기르던 하얀 양들은 죽여진채 나무에 걸려 대지를 붉게 물들인다. 깨끗하고 순결한 그리스민중들의 수난이 시처럼 흐른다. 

<울부짖는초원>은 울부짖는 엘레니로 형상화된다. 그렇기에 엘레니이자 민중이며 그리스수난사다. 엘레니의 운명은 1·2차세계대전과 그리스내전을 관통한다. 부르주아계급이면서 봉건세력인 알렉시스아버지의 노욕에 찬 추격은 그당시 여성에게 강요했던 고난을 보여준다. 엘레니가 니코스를 숨겨준 대가로 두아들과 강제로 떨어진채 수용소에 갇히는것은 누가 그리스민중의 편이었으며 그리스민중들이 어느쪽에 섰는지를 알려준다. 아들 야니의 죽음을 보고 정신을 잃은채 한 말인 <독일인에서영국인으로제복이바뀌었다.피의가격은얼마인가.>·<나는모든곳에서추방당하고거부당했다.3살짜리여자애가선창가에서울고있다.>는 외세의 학살과 억압에 의한 그리스민중의 피맺힌 고통을 보여준다.

그리스를 포함한 발칸의 민중들은 여전히 수난을 겪고있다. 2차세계대전결과 광복은 됐으나 외세의 간섭과 민주진영의 패배로 인해 그리스는 사실상 미국의 식민지로 전락했고, 그로인한 민중의 고통과 수난은 지금도 계속되고있다. 열강의 각축장이던 발칸반도의 다른 나라들은 2차세계대전후 진정한 해방을 이룩했으나 유고슬라비아의 배신과 제국주의분열책동으로 인해 1990년대 2차례나 전쟁과 학살의 참화를 겪어야했고, 그후과는 지금도 계속되고있다. 암흑세상을 광명세상으로 바꾸기 위한 힘은 오직 민중에게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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