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의 집을 갈때면 꼭 가보는곳이 있다. 유럽기준으로 1층에서 2층사이의 계단중간인데, 여기에 걸린 그림에는 바리케이드위에 가브로슈가 그려져있다. <레미제라블>에서 빼놓을수 없는 인물이다. 위고는 이런 전형적인 인물을 매력적으로 형상할줄 안다. 이힘이 있어 작품의 독자폭이 넓다. 청소년들의 필독서가 된 이유중 하나다. 한마디로 흥미롭고 재미있다. 하나하나 애정을 담아 방불하게 묘사하니 푹 빠져서 읽게 되고 감동은 배가된다. 영화를 본후에는 생미셸광장을 지날때마다 가브로슈가 떠오른다. 왕이 바뀌었지만 삶은 달라지지않았다고 노래하는 그 활달한 모습이다.
개성과 서사를 과장되게 표현하는 한계는 뚜렷하다. 사실주의계열로 분류될수 없는, 청소년필독서는 돼도 청장년필독서가 못되는 이유다. 그래도 당시의 시대상을 이렇게 생생히 그려낸 작품이 또 있던가. 아직 영화가 없던 시절, 위고의 문학은 이 하나의 장점만으로도 빛난다. 18세기후반 왕의 목을 치며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온 프랑스인만큼, 정치에서의 혁명이 경제와 문화의 곳곳에서 혁명적변화를 이뤄내며 당대 최선진국의 지위를 차지했다. 19세기세계역사에서 프랑스가 독보적인 위치를 자랑하는 배경이다.
1830 7월의 거사는 성공하며 왕을 바꿔냈지만 1832 6월의 봉기는 실패에 그쳤다. 당시 청년 위고는 집근처 바스티유근처 곳곳에 처져있던 바리케이드와 파리에 메아리치던 민중의 함성을 평생 잊지않았다. 미완의 민중항쟁은 1848 완성되며 <2월혁명>이라 불려진다. 노동자와 농민이 시민권을 얻게 된 역사적인 승리였다. 혁명은 일시적으로 실패할수 있으나 종국적으로는 승리한다. 러시아에서 1905의 실패는 1917의 승리로, 조선에서 1919의 실패는 1945의 승리로 이어졌다. 남코리아에서의 혁명역사도 마찬가지다. 남코리아민중의 최후승리는 필연이다.
영화는 바스티유광장에서 <내일>을 노래하며 끝난다. 영화는 소설보다 혁명적이다. 런던 피카딜리서커스에서 장기공연되는 뮤지컬이 인기가 있으려면 당연히 관객대중의 마음에 들어야한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오며, 1차세계대전과 2차세계대전의 폭풍을 거치며 민중의 의식은 보다 혁명적으로 성장했다. 종교적색채가 빠지고 혁명적정서가 강해진 이유다. 아직 영국은 여기까지다. 언젠가는 혁명적인 가극이 영국에서 폭발적인 반향속에 공연될 날이 있을것이다. 위고는 프랑스를 빛낸 위인들과 함께 팡테옹에 안치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