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 <붉은기사상>을 강조했던때가 있다. 1990년대 소련·동구가 붕괴된 이후다. 당시 <고난의행군>을 하던 북은 비장한 결심으로 이기치를 들었다. 여기서 붉은기는 사회주의의 상징이다. 공동주의에 기초한 과학적신념, 혁명적의지의 표현이다. 이는 항일시기도 마찬가지였다. 당시도 내내 고난의행군을 했고 광복과 승리의 신심으로 이겨냈다. 그래서 붉은기는 혁명의 상징이자 혁명대오의 상징이고 혁명적당의 상징이다. 그리고 이<혁명적당>글자앞에는 <노동계급>글자가 붙는다. 코리아역사에서 혁명적당은 노동계급의 혁명적당이면서도 근로민중의 대중적당이다.
<세기와더불어>5권에서는 박달과 관련해 파격적으로 2장을 연속으로 할애하며 설명한다. 하나는 <불굴의투사박달>이고 다른 하나는 <국내당공작위원회>다. 김일성주석은 1930.6 카륜회의이후 언제나 당·무력·전선 3차원으로 조직하는 원칙을 견지했다. 1930.7 건설동지사를 시작으로 1934 조직된 조선인민혁명군당위원회가 사실상의 당중앙, 1936 건설된 국내당공작위원회가 국내당사업의 중앙으로서 역할을 했다. 김일성주석은 국내당공작위원회의 위원장이고 박달은 그전권대표다. 쟁쟁한 혁명경력의 소유자나 외국유학한 혁명적인테리가 아니라, 갑산공작위원회를 조직했을뿐 별로 내세울게 없는 소박한 조직활동가를 주목한 김일성주석에게는 직접 푸르허마을에서 머슴으로 공작한 경험이 있다.
지하조직이었던 조국광복회가 아무리 당처럼 기능했다 해도, 또 그때까지 당이 자주적당창건방침에 의거해 기층당조직건설에 집중했다 해도, 당은 당이고 전선은 전선이다. 그래서 <민족의태양-붉은기아래>에서는 광산노동자들과의 사업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노동계급의 혁명적당을 건설하는데서 노동계급을 가장 중요한 대중지반으로 삼고 노동계급출신 혁명가들을 우선적으로 발굴·육성하는것은 기본원칙이다. 그리고 노동계급의 마음을 얻는 과정이 적선과 종파의 방해책동을 이겨내고 목숨을 건 실천투쟁을 통해서 이뤄진다는 이치도 생활의 진리에 부합한다. 실제 있었던 일에서 전형을 찾아내 형상하는 사실주의창작방법의 우월성이 엿보인다.
맑스레닌주의에서 혁명의 주력군은 노동계급이다. 북은 항일시기와 그이후의 역사적경험을 일반화하며 혁명의 주력군을 군대, 혁명무력으로, 보조역량을 인민, 통일전선으로 보는 독창적인 선군혁명론을 밝혔다. 주력군을 어떻게 보든 혁명의 참모부, 기관차는 무조건 당이다. 군대도 당의 영도를 따르는 당의 군대, 당군이다. 중국의 군대도 <국군>이 아니라 <당군>이다. 혁명정세가 복잡해지고 혁명전쟁이 임박할수록 이원칙은 혁명세력에게 사활적인 의의를 가진다. 3차세계대전이 예고되는 오늘 더욱 그렇다.